민달팽이유니온과 우리대학교 학생들, 치킨 팔며 우정원 장학금 비판
민달팽이유니온과 우리대학교 학생들, 치킨 팔며 우정원 장학금 비판
  • 김한비 기자
  • 승인 2015.03.1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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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우리대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이 치킨을 팔고 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과 우리대학교 학생들이 이번에 책정된 우정원 주거 장학금은 ‘치킨 한 마리도 못 사줘서 미안한’ 액수라며 풍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우리대학교에선 지난 2일, 총학생회의 계속된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 학기부터 우정원에 거주하는 학생들에게 소득분위별로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방침에 따르면 우정원 3인실 거주 학생을 기준으로 소득분위 0분위와 1분위 해당자는 각각 월 34000원과 30000원을, 2분위부터 8분위 해당자는 월 15000원을 받게 되고 9-10분위 해당자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우리대학교 기획실 윤장용 예산팀장 인터뷰: 교내 다양한 기숙사가 있으니까, 이 기숙사들간에 형평성이나 시설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장학금 금액이 결정이 돼요. 총학생회에서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고,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은 총장님이 하는 거에요.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위해서 소득 분위에 따른 장학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겠다...]

 이어 예산팀에서는 기숙사비나 장학금 책정에 대해 명확하거나 단계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번 주거 장학금은 학교 본부가 시설관리나 보안, 운영, 연료, 감가상각비 등의 사항을 고려한 후 책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달팽이유니온에선 장학금의 금액과 우정원의 설립 배경을 근거로 들며 학교가 내놓은 이번 주거 장학금 지급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우정원이 부영건설의 건축비 기부를 받아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신촌 일대의 원룸보다도 비싼 금액을 기숙사비로 책정해 학생들의 불만을 산 겁니다.

 [민달팽이유니온 최지희 주거상담팀장 인터뷰: 실제로 같은 조건의 홍제동 기숙사 같은 경우는 우리 학교 우정원처럼 공짜 땅에 공짜로 지은 건물인데 2인 1실에 24만 원을 내고 있어요. 근데 우리는 한 명당 36만 원을 내고 있는 거죠. 거의 10만 원가량 차이 나는데, 이 금액을 무시하고 15000원을, 그것도 소득 분위별로 나눠서 주겠다는 건 그냥 학생들을 가지고 노는 거예요.]

 현재 우정원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이번에 책정된 주거장학금의 액수는 이해하기 힘듭니다.

 [우리대학교 우정원 거주 2학년 학생 인터뷰: 장학금을 주긴 줘도 금액이 너무 적으니까 학교가 그걸 왜 주는지 의문이 들고요, 뭐 실질적으로 저희한테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그냥 학교가 뭔가 우리한테 보여줄려고만 하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공공성을 가지고 있는 대학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기본적인 주거권도 진정으로 개선할 대책 역시 마련해야 할 겁니다.

 [민달팽이유니온 최지희 주거상담팀장 인터뷰: 학교 측에선 사실 뭐가 문제냐. 안비싸니까 너네가 다 들어오는 거 아니냐, 지원률 이만큼 높은데, 경쟁률 이만큼 높은데… (학교가) 현실을 전혀 보려 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YBS NEWS, 김한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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