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연고전, 암표로 '몸살'…빛나던 축제의 어두운 단면
정기 연고전, 암표로 '몸살'…빛나던 축제의 어두운 단면
  • 류희지 기자
  • 승인 2015.09.25 0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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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 연고전을 앞둔 지난 17일, 15학번 새내기 그룹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들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티켓제로 운영되는 경기의 암표를 매매하고 있는 겁니다.

 정기 연고전의 야구, 럭비, 축구는 전 학생이 티켓 없이 관람할 수 있지만, 경기장의 수용 인원이 훨씬 더 적은 농구와 빙구의 경우, 티켓팅에 성공해야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빙구와 농구 티켓팅에 실패한 일부 학생들이 적절치 않은 방법으로 티켓을 구하고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조사한 결과, 연고전을 앞둔 9월 15일부터 18일 사이, 15학번 새내기 그룹 페이스북 페이지엔 200개가 넘는 티켓 매매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형 포탈 중고 거래 사이트와 세연넷을 통해서도 상당수의 암표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매된 표의 거래가는 보통 2만원에서 3만원대.

 최대 7만원까지의 거래가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티켓들은 원래 무료로 배부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짜 티켓이 7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티켓으로 둔갑한 겁니다.

 이와 같이 암표를 매매하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반하는 엄연한 위법 행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대학교 경제학과 15학번 이한범 씨 인터뷰: (농구 경기 암표를) 6만원에 총 4장 샀습니다. 그리고 표를 양도하는 글은 하나도 안 올라오고 판매 글만 올라와서 암표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응원단에선 중고 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올라온 티켓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암거래를 적발하고, 암표 판매에 대한 경고를 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대학교의 경우, 공공연하게 거래되는 암표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재훈 우리대학교 학생지원팀 차장 전화 인터뷰: 총학생회 (체육국) 학생들이 (암표 매매에 대한) 사실을 인지하고 조치를 좀 취하려고 했었는데 적발을 해도 (암표 판매를 막을) 어떤 강제 수단도 없어서 그 당시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는 총학생회와 같이 (암표 거래에 대한) 논의를 해서 암표라던지 이런 문제가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연고전 경기 티켓팅이 언제부터 용돈 벌이가 됐냐’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50년 전통을 자랑하며 두 학교를 대표하는 행사, 연고전.

 학생들의 보다 성숙한 시민 의식 함양과 학교 측의 철저한 암표 관리를 통해, 논란 없는 양교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봅니다.

 YBS NEWS, 류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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