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투쟁 6개월... 원청은 여전히 ‘묵묵부답’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 투쟁 6개월... 원청은 여전히 ‘묵묵부답’
  • 김건훈 기자
  • 승인 2017.03.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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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브란스병원 청소노동자들이 병원 본관 로비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 작년 7월 출범한 민주노총 노조는 병원이 노동조합과 법적으로 상관이 없다며, 청소노동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대화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 병원이 용역회사인 태가비엠에게 업무일지를 통해 노동조합과 관련된 지시를 직접 해왔단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이런 현실에 청소노동자들은 작년 10월부터 병원 내에서 투쟁하기 시작했지만, 돌아온 건 병원 측의 고소였습니다.

 병원이 지난 11월에 청소노동자 8명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고소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10월엔 세브란스병원이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명의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노조의 선전전을 명백한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금지행위 목록을 만들어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겁니다.

 금지행위 목록엔 ▲세브란스병원 부지 100미터 이내 시위 및 출입 행위 ▲천막의 설치와 유지 ▲원청을 비방하는 내용의 선전 ▲병원 시설물에 게시물을 부착하는 것 ▲확성기 등을 통한 소음 야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10일, 법원은 가처분신청에 대해 병원 내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인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지난 2월 15일, 민주노총은 우리 대학교 재단본부 앞에서 병원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한편, 태가비엠은 민주노총이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주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막무가내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태가비엠에서 관리자를 앞세운 감시와 노조 간 차별을 통해 민주노조를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 서경지부 세브란스병원 분회 부분회장 서순옥씨 인터뷰)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탈퇴하게 만들어 현장 조합원을 소수로 만든 후, 민주노총이 대표교섭노조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막고자 한단 겁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선 여전히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이 긴 침묵을 끝내고 대화의 문을 열 때까지, 이들의 침묵 투쟁 역시 계속될 겁니다.

YBS NEWS, 김건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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